행복한 시간

우엉 조림

tolbiac 2008. 8. 2. 14:25
김밥을 사먹을때마다 그 속에 들어있는 우엉이 어찌나 맛있던지...
하지만 그걸 해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했다.
어렸을적 연근은 먹어봤지만 우엉은...글쎄

살림살이에 관한한 나의 기억속엔 엄마가 없었다.
특히 음식은 더더욱...
살림 봐주시는 분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일이 없도록 늘 엄마의 잔소리를 들었을뿐..
그러다 보니 반찬들이란 건 그 분들의 기분에 따라 천차만별이었지만 새로운 시도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먹고싶은 특별한 음식이 따로 떠오르지도 않았다
특히 각별한 정성을 요하는 경우엔 더더욱 그랬던것 같은데
그것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중1때 영한이랑 같이 점심 도시락을 먹은적이 있었다.
그때 간장물에 삭힌 마늘 장아찌를 처음 봤다.
세상에 마늘을 어떻게 저렇게 먹을까?
하지만 그 맛이 궁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담다 야금 야금 꺼내 먹는다.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혼자 먹기도 아깝다.

엊그제 슈퍼에서 아줌마의 꼬심에 넘어가 우엉 까놓은 것을 한팩 사들고 왔다.
요리 싸이트를 뒤져 조리법을 알아내고선 시작
설명엔 은근한 불에 좀 오래 조려야한다고...
그런데...2시간 반을 조리고 쉬었다 30분 더 조렸다

우와!!
이게 그렇구나 !
보약 다리는 마음으로 만드는... 그런 아주~~~간단한 밑반찬이었다 ㅡ.ㅡ

낮에 접시에 담아 깨를 담아 내니 꽤 색깔도 예쁘고 뿌듯했다
남편의 감탄어린 탄성에 더욱 으쓱해지면서 ...
ㅋㅋ 이참에 반찬 가게나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