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난 영화보기를 좋아하지만 극장에 갈 여유가 없는지라
늘 걔네들(케이블 티비 ㅡ.ㅡ)이 보여 주는대로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시간만 나면 코를 박는다.
그것도 여유롭지 않아 아쉽지만....
그러긴해도 멀리하는 쟝르가 있으니 전쟁 영화이다.
물론 전쟁 영화라해도 별들의 전쟁은 예외적으로 부담스럽지 않다.
특히 트렌스포머는 아주 재밌었다는 ㅋ
하지만 역사적으로 인류가 겪은 전쟁이 어디 한두가지가 아니니
그에 얽힌 영화들이 종류별로 얼마나 많은가.
진짜로 보고싶지 않은 것은 논픽션(nonfiction) 이다.
그것이 좀 더 사실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묘사하면 할수록 난 보고싶지않다.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태극기를 휘날리며이다.
특히 라이언...의 첫 장면의 그 피비린내 나는 전장의 묘사는 너무도 끔직해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의도를 보여줄 수 있단 말인가?
뭐 그렇게 본다면 피비린내 나는 영화야 얼마든지 많지않은가?
요즘엔 미드만 봐도 투르블러드, 스파르타쿠스 등등
핏방울이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한 잔인한 장면은 식상하기까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것들은 채널을 돌리고 다른 이야기에 빠지면
금새 잊고마니 별 부담도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12일 TV에서 보여지는 장면은 전부 사실이었다.
영화보다는 어찌보면 덜 자극적이었지만
영화가 사실처럼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그 어떤 장면보다도
끔찍하였다.
믿을 수 없는 대재앙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는 것이
진짜 그것이 맞나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현재 리비아에서 벌어지고있는 현실도 그게 못지 않겠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것과
자연이 행하는 그것에는 엄청난 온도차가 있었다.
유혈이 낭자하거나 널부러져 있는 시신도 없었고
울부짖는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 공포는 상상을 능가했다.
적어도 나는 그러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일고 난 후에 엄습하는 공포는 사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다른 감동이 그 공포를 이겨내고 있었다.
목구멍이 뻐근해지는 슬픔과 가슴 먹먹한 감동이었다.
그건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인간성의 명예를 소중히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생각하며 ...
자연에 비하면 한 점에 지나지 않는 존재이지만
그 자연에게 양해를 구하며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
간절히 기도한다.